[현장르뽀] 中 천진 특송현장을 가다

  • parcel
  • 입력 : 2007.12.26 18:10   수정 : 2007.12.26 18:10
“예전 중국 아니다!”…까다로운 천진 통관
정확한 물품 목록 정보 알려줘야 문제 안생겨

우리나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  금호타이어 등등 대기업공장들은 물론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의 생산라인들도 대거 진출해 있어 국제물류가 최근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게다가 2008년 북경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은 천진을 산업 및 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서울의 4배에 달하는 빈하이 물류신구 등 상당한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중국 정부는 북경을 여객 위주로 돌리고 천진은 화물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있는 북경과 불과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천진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비교적 엄격한 통관을 거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모 특송업체가 품목을 상이하게 신고하는 바람에 한국특송물품이 연쇄적으로 통관이 상당히 지연된 바 있다. 이에 본지는 특송 홀세일러 기업인 오성글로벌로지스틱스(대표 : 최철수)의 도움을 받아 COB쿠리어가 되어 천진 특송 루트를 직접 다녀왔다. 이 회사는 지난 7월부터 천진 COB 홀세일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 김석융 기자

지난 12월 제법 겨울같은 쌀쌀한 아침 9시. 13개의 큼직한 COB 팩을 실은 오성글로벌로지스틱스의 1톤 트럭이 힘찬 시동을 걸였다. 여러 업체에서 가져온 천진행 화물들은 주로 전자부품이 주종인 이 화물들은 여러 특송업체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인천공항으로 떠나기 전 중간에 동행자가 더 있었다. 천진이 본사인 현지 조선동포 특송기업인 톱글로벌(Tianjin Top Global Logisitcs Co., Ltd.)의 조동운 사장이 5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함께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오른 조 사장은 가벼운 인사를 하며 “지난 1998년부터 특송업을 시작했고 2001년에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본인을 간단히 소개했다.
자세한 얘기는 천진가서 얘기하기로 하고 트럭 가속 페달을 열심히 밟고 있는 오성글로벌의 금민호 씨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는 “COB 팩으로 많으면 50~60개이고 보통은 하루 30개 안팎을 보내고 있지만 요즘 비수기라 그런지 오늘은 적은 편입니다.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에 13개 팩을 실을 작정이고 2개 팩은 기자님이 타실 11시 45분의 중국민항기(CA) 172편에 보낼 예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엄격한 통관절차
이것 저것 물어볼 새도 없이 차량은 어느 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금민호 씨는 대형수화물 카운터로 화물을 옮겨 수속을 밟으면서 동시에 현지에서 대리점 직원들이 가져가기 편하게 업체별로 다시 분리해 담았다. 이 때 표시는 각 업체의 테이프 색깔이나 포장 특징으로 구별하고 있다. 신속과 정확이 생명이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의 끊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오성글로벌로지스틱스가 톱글로벌을 파트너로 하여 천진COB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금년 7월 부터였다. 그 전에는 일반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주로 했고 COB는 소량으로 진행해 왔다고 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천진으로 가는 항공기는 오전 10시 30분의 대한항공 KE861편과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OZ327, 그리고 오전 11시 45분의 중국민항 CA172편인데 COB는 대개 OZ327편을 이용하고 있다.
함께 공항으로 출발했던 톱글로벌의 조동운 사장은 13개의 COB 팩과 함께 OZ327편으로 떠나고 기자는 팩 2개와 함께 CA172편에 승선했다.
잠깐 눈 붙일만한 2시간 남짓의 시간이 흐른 뒤 항공기가 천진 빈하이 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 문을 열자마자 화학 냄새를 풍기는 거센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산업화의 물결이 넘쳐나고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온통 공사 중이었다. 계류장 저 너머 건설 중인 신공항 터미널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했다. 내년 6월 이전에 오픈할 신공항터미널은 역시 북경 올림픽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 공항이 정말 볼품없이 작기 때문이다.
공항 수속대에 들어가자 조동운 사장이 미리와 기자편으로 동승한 COB 화물 2개를 이미 찾아놓고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수하물 벨트 위에 마약견이 올라가 일일이 화물마다 냄새를 탐지하고 있었다. 다른 중국 공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어서 이색적이었다.
조동운 사장은 “마약견은 6개월 전부터 벨트를 타기 시작했어요. 이 처럼 내년 북경 올림픽 때문에 요즘 통관을 아주 까다롭게 하고 있어요. COB 화물도 10kg 이상이 되면 통관서류를 미리 철저하게 준비해 세관에 제출해야 하고 일반 익스프레스 화물은 인보이스를 반드시 첨부해야 합니다”라고 말해 천진 세관의 엄격함을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천진발 한국행 특송화물은 천진에서 보내지 않고 북경에서 통관하고 있다. 익스프레스 화물의 경우 무서류 통관이 천진세관은 8kg에 불과하지만 북경세관은 20kg까지 가능한 것도 북경으로 보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목록 정보 부정확 빈번
천진 빈하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빠져나온 COB 화물은 채 2분거리도 안되는 톱글로벌 공항사무소까지 이동했다. 벌써 기다리고 있던 리테일러 업체 직원들이 자신들의 화물을 찾아 차에 옮기 뒤 인사할 새도 없이 각각의 목적지로 향했다.
조동운 사장에 따르면 천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특송기업은 모두 25개사에 달한다. 섬유나 액세서리가 대부분인 청도, 위해, 연태 등과 달리 이곳에서는 거의 70%가 전자부품이 특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천진 특송물동량인 예전보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천진 세관이 다른 세관보다 까다롭다는 이유도 있지만 최근 들어 한국계 작은 공장들이 비용문제 때문에 제3국이나 중국 서부 내륙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4대 보험(건강, 고용, 산재, 연금) 및 주택보급 지원(고용주 절반 부담) 의무화하고 있어 인건비가 대폭 상승한 상태다. 일례로 한 전자제품 하청업체에서는 의무화 이전에 1인당 월 400위안대 임금에서 현재는 600위안으로 치솟았고 거기에 3대 보험 및 주택보급 지원 자금까지 합쳐 1인당 1,000위안대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조동운 사장은 또 서류 신고 작업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다. 목록신고를 정상적으로 하지 않으면 문제가 복잡하게 되기 때문에 출발지에서 정확하게 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보이스 상 액수로 48달러 미만만 목록통관 건으로 진행되고 이상은 일반화물 건으로 통관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대충 목록신고를 하기 때문에 통관에 자주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 인터뷰 중에 한국의 모 특송기업에서 보낸 특송화물 중 신고가 정확하지 않아 당일 통관이 불가능하게 돼 직원들의 애를 태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 사장은 “이런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 천진뿐만 아니라 중국 세관이 북경 올림픽과 관련없이 한국 특송화물에 대한 통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조만간 통관시스템도 전자동화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최소한 우리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셔야 세관의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한국 공장이나 업체들의 심한 유동성이나 운임 체불 사례가 빈번한 것도 문제라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동운 사장은 한국-중국 특송시장에 대해 그 독특한 성격 때문에 한국계 특송업체들이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글로벌 특송기업 4개사가 모두 들어와 있지만 한-중 특송 물량만큼은 한국계 특송기업이 장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근무시간에 상관없이 밤늦게라도 작업을 하고 있고 통관도 바로바로 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를 선호한다고 조 사장은 설명했다.
서비스의 선호도 만큼 정확한 목록 정보 공유도 이뤄진다면 고객은 물론 세관으로부터 한국 토종특송기업들에 대한 호평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 주식회사 제이에스인터네셔널코리아
    동종업종 10년이상 / 초대졸이상
    01/31(금) 마감
  • 현대코퍼레이션그룹계열사 경력직 채용(구, 현대종합상사)
    4년 이상 / 대졸 이상
    01/31(금)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