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경찰의 횡포
[지난 호에 이어]
“너! 여권과 차량등록증, 운전면허증의 영문 스펠링이 틀리다. 내려라!”
여권, 차량등록증, 운전면허증, 비자 등을 같이 대조하면 글자 하나는 다른게 당연하다. KIM ICK JUN이 내 여권에 있는 영문인데, 이것을 러시아어로 표기하면 ICK이 IK로 변해버린다. C자 하나가 빠졌다고 벌금을 물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 말도 잘 안 나온다. 그 벌금이란 게 기준도 없다. 차가 좀 좋아 보이면 100달러도 달라고 하고, 어떤 주재원은 같은 이유로 200달러까지 빼앗기고 왔다.
직접 운전을 하면 이런 일을 더 당하게 된다. 얼마 달리지도 못하고 또 세우고, 또 세우고…자가운전을 하던 때는 한달에 500달러까지 털렸다. 이런 이유로 나는 러시아에서는 자가운전을 하지 않는다. 현지인 기사를 채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현지 주재원은 기사를 채용하여 근무를 시키고 있다.
지하철을 타거나 걸어다니는 것도 매우 피곤한 일이다. 경찰은 업무가 끝나고 퇴근하는 길에도, 경찰복이 아닌 일반 복장이면서도 외국인, 특히 동양인을 보면 다짜고짜 불러 세운다.
“너 집이 너디냐?”
“저 건물인데, 왜 그래?”
“거주증명서와 집 계약서를 확인해야겠다. 그러니 너의 집으로 가자”
말도 안되는 상황! 내 집에 들어와서 서류를 보고 할말이 없으면 ‘여기 있는 가전제품은 어디서 났나’하고 물어본다. 영수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훔친물건으로 간주하고 경찰서에 끌고 가겠다고 한다. 이런 일은 대개 10달러 정도 주면 해결된다. 그냥 길을 걷다가도 경찰을 만나면 이런 식으로 상납을 해야 하니…지금은 예전에 비해 이런 피해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경찰을 좀 안만나고 살았으면 좋겠다.
모스크바에 가면 다른것은 몰라도 경찰은 조심해야 한다.
타쉬켄트-침켄트-비쉬켓-알마타를 승용차로 관통한 적이 있다. 타쉬켄트는 우즈베키스탄 수도이고, 침켄트는 카자흐스탄의 국경도시, 비쉬켓은 키르키르스탄 수도, 알마타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이다. 승용차로 타쉬켄트에서 침켄트까지 3시간, 침켄트에서 비쉬켓까지는 7시간, 비쉬켓에서 알마타까지는 5시간이 소요된다. 어디까지나 정상적으로 달릴수 있을 때의 얘기다.
우즈베키스탄 국경 근처 목화밭, 방목 중인 양과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것이 보이고, 드문드문 서 있는 나무들을 몇 개 지나니 곧바로 거친 사막과 같은 땅이 시작된다. 국경도로 중간중간엔 음료와 식품을 판매하는 주막 같은 것이 몇 개 있는데 반나절을 달린 후 허름한 주막에 내렸다.
정해진 음식값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가면서 중간중간 나라가 바뀌니 돈을 낼 때마다 환전을 해야 하는데 환전상도 없이 주막 주인이 자기 멋대로 환율을 정해서 받았다. 다행이 직원이 그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음식을 먹기 전에 환율을 확인하고 주문을 했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음식부터 먼저 먹었다간 낭패를 보게 된다.
주막 입구에서 가마솥에 스프를 끓이고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 우리나라 감자탕과 똑같이 생겼길래 한 그릇 시켜보았다. 이쪽사람들은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스프는 양고기로 만든 것이었는데 고기는 너무 질기고 기름기가 둥둥 더 있어 많이 먹을 수가 없었다. 화덕에 구운 빵 하나만 먹고 나와서 지나가다가 민가에서 판매하는 사과를 샀다. 집 앞에 양동이 가득 사과를 담아놓고 팔고 있었는데 사과 한 양동이를 통째로 사도 환산하면 1달러 정도였다. 국광처럼 퍼석거려 맛은 없었지만 요기는 되었다.
직원이 계속 운전을 하다가 피곤할 때는 교대하여 내가 운전을 했는데 고작 두시간이나 달렸을까? 여기서도 여지없이 경찰이 세웠다. 과속이라는 것이다. 포장도로이긴 하지만 워낙 도로가 엉망이어서 시속 80km 정도밖에 속도를 못 내고 있었는데 스피드건도 없이 무조건 과속이라면서 운전면허증을 빼앗아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런 일에 이골이 난 직원은 자연스럽게 돈 몇 푼 집어주고 면허증을 받아서 다시 출발했다.
한시간이나 달렸을까…경찰차가 달려와서 또 잡더니 역시 스피드 건도 없이 과속이란다.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칼든 강도와다를 것이 없었다. 경찰은 또다시 면허증을 빼앗아 느긋하게 차에 앉아 있었다. 돈 몇 푼을 또 쥐어주고 면허증을 받아와 또 달렸다. /(주)에코비스로지스틱스 김익준 대표이사
[다음호에 계속]
[지난 호에 이어]
“너! 여권과 차량등록증, 운전면허증의 영문 스펠링이 틀리다. 내려라!”
여권, 차량등록증, 운전면허증, 비자 등을 같이 대조하면 글자 하나는 다른게 당연하다. KIM ICK JUN이 내 여권에 있는 영문인데, 이것을 러시아어로 표기하면 ICK이 IK로 변해버린다. C자 하나가 빠졌다고 벌금을 물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 말도 잘 안 나온다. 그 벌금이란 게 기준도 없다. 차가 좀 좋아 보이면 100달러도 달라고 하고, 어떤 주재원은 같은 이유로 200달러까지 빼앗기고 왔다.
직접 운전을 하면 이런 일을 더 당하게 된다. 얼마 달리지도 못하고 또 세우고, 또 세우고…자가운전을 하던 때는 한달에 500달러까지 털렸다. 이런 이유로 나는 러시아에서는 자가운전을 하지 않는다. 현지인 기사를 채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현지 주재원은 기사를 채용하여 근무를 시키고 있다.
지하철을 타거나 걸어다니는 것도 매우 피곤한 일이다. 경찰은 업무가 끝나고 퇴근하는 길에도, 경찰복이 아닌 일반 복장이면서도 외국인, 특히 동양인을 보면 다짜고짜 불러 세운다.
“너 집이 너디냐?”
“저 건물인데, 왜 그래?”
“거주증명서와 집 계약서를 확인해야겠다. 그러니 너의 집으로 가자”
말도 안되는 상황! 내 집에 들어와서 서류를 보고 할말이 없으면 ‘여기 있는 가전제품은 어디서 났나’하고 물어본다. 영수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훔친물건으로 간주하고 경찰서에 끌고 가겠다고 한다. 이런 일은 대개 10달러 정도 주면 해결된다. 그냥 길을 걷다가도 경찰을 만나면 이런 식으로 상납을 해야 하니…지금은 예전에 비해 이런 피해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경찰을 좀 안만나고 살았으면 좋겠다.
모스크바에 가면 다른것은 몰라도 경찰은 조심해야 한다.
타쉬켄트-침켄트-비쉬켓-알마타를 승용차로 관통한 적이 있다. 타쉬켄트는 우즈베키스탄 수도이고, 침켄트는 카자흐스탄의 국경도시, 비쉬켓은 키르키르스탄 수도, 알마타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이다. 승용차로 타쉬켄트에서 침켄트까지 3시간, 침켄트에서 비쉬켓까지는 7시간, 비쉬켓에서 알마타까지는 5시간이 소요된다. 어디까지나 정상적으로 달릴수 있을 때의 얘기다.
우즈베키스탄 국경 근처 목화밭, 방목 중인 양과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것이 보이고, 드문드문 서 있는 나무들을 몇 개 지나니 곧바로 거친 사막과 같은 땅이 시작된다. 국경도로 중간중간엔 음료와 식품을 판매하는 주막 같은 것이 몇 개 있는데 반나절을 달린 후 허름한 주막에 내렸다.
정해진 음식값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가면서 중간중간 나라가 바뀌니 돈을 낼 때마다 환전을 해야 하는데 환전상도 없이 주막 주인이 자기 멋대로 환율을 정해서 받았다. 다행이 직원이 그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음식을 먹기 전에 환율을 확인하고 주문을 했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음식부터 먼저 먹었다간 낭패를 보게 된다.
주막 입구에서 가마솥에 스프를 끓이고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 우리나라 감자탕과 똑같이 생겼길래 한 그릇 시켜보았다. 이쪽사람들은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스프는 양고기로 만든 것이었는데 고기는 너무 질기고 기름기가 둥둥 더 있어 많이 먹을 수가 없었다. 화덕에 구운 빵 하나만 먹고 나와서 지나가다가 민가에서 판매하는 사과를 샀다. 집 앞에 양동이 가득 사과를 담아놓고 팔고 있었는데 사과 한 양동이를 통째로 사도 환산하면 1달러 정도였다. 국광처럼 퍼석거려 맛은 없었지만 요기는 되었다.
직원이 계속 운전을 하다가 피곤할 때는 교대하여 내가 운전을 했는데 고작 두시간이나 달렸을까? 여기서도 여지없이 경찰이 세웠다. 과속이라는 것이다. 포장도로이긴 하지만 워낙 도로가 엉망이어서 시속 80km 정도밖에 속도를 못 내고 있었는데 스피드건도 없이 무조건 과속이라면서 운전면허증을 빼앗아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런 일에 이골이 난 직원은 자연스럽게 돈 몇 푼 집어주고 면허증을 받아서 다시 출발했다.
한시간이나 달렸을까…경찰차가 달려와서 또 잡더니 역시 스피드 건도 없이 과속이란다.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칼든 강도와다를 것이 없었다. 경찰은 또다시 면허증을 빼앗아 느긋하게 차에 앉아 있었다. 돈 몇 푼을 또 쥐어주고 면허증을 받아와 또 달렸다. /(주)에코비스로지스틱스 김익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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