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제특송시장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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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7.06.21 16:41   수정 : 2007.06.21 16:41
국내택배사들, 수입 특송 넘어 수출 특송시장까지 넘봐
대형-중소 합종연횡 가속화 전망

벌써 금년의 반이 지났다. 지난 상반기 국제특송업계는 많은 도전과 어려움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 제조 기반의 공동화 현상, 고유가, 국제 수출 경기의 급격한 둔화 등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사상 최악의 실적에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반 국제화물업계 및 국내 택배업계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고 중소 국제특송업계 내부에서도 영역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본지에서 최근 우리나라 국제특송산업에 주된 경향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5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하반기 시장을 전망해 보았다. / 김석융 기자

지난 상반기에 나타난 우리나라 국제특송산업의 현상으로 ▲한국발 물동량의 약화 ▲대형업체들의 실적 악화 ▲특송업계의 편법적 요소의 잇단 조사 ▲영역 파괴에 따른 판도 변화 ▲해상특송화물의 선전 등으로 나눠보았다.

●…수출 경제 부진 : 고유가, 고환율, 고원자재값이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화주들은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하반기 수출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소장 현오석)가 최근 주요 수출업체 83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 결과, 수출경기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종합지수 EBSI가 1분기 125.8, 2분기 120.8에서 3분기에는 104.3로 더욱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은 상반기의 호조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은 수출 채산성 악화와 경쟁력 약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지난 2분기 호조세를 보였던 중화학공업이 보합세로 돌아선 가운데, 경공업 수출경기는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 보면 산업용 전자제품, 수송기계 등의 품목에서 경기호조가 예상되지만 철강제품, 전자부품, 섬유제품, 석유화학제품, 산업기계 등을 비롯한 대부분 품목의 수출경기는 수출경쟁력 약화와 채산성 악화로 보합 또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조사국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고유가, 환율하락 등으로 인한 채산성악화와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시장 악화일로 : 수출경기 둔화 여파는 하반기 국제특송업계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볼 때 특히 다국적 특송기업들의 낙폭 큰 결과는 부정적 전망을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국적 대형 특송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국발 특송화물 실적이 안좋아지고 있는데 올해들어 와서는 더욱 그 현상이 심해지는 것 같다”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이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특송화물의 일반 항공화물화에 일맥상통한다. 중국,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에 항공기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운송비가 저렴한 일반 항공화물로 전환하는 특송화물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CASS Korea 집계에 따르면 100kg 미만의 화물이 지난해에 비해 17.5%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원부자재의 현지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한국발 수출 특송화물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편법철퇴 : 한편 국제특송기업들의 편법, 탈법 운송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이 하반기에 국내외에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예로 지난달 중국 산동성 자치정부가 갑자기 한국 화물에 대한 통관 검사를 강화하고 있어 포워더 및 특송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지난 5월 21일부터 위해, 연태, 청도 등 산동성 전체 항만 및 공항에서 시작된 검사는 상업서류 및 소형 샘플류를 제외하고 한국발 화물 일체에 대한 검사를 강화, 통관이 크게 지체되고 있다.
이번 산동성에서 터진 검사강화 문제는 우리나라 토종 특송기업 중 A사 소속의 조선족 직원이 밀수를 하다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홍콩에서 출발, 상해에서 작업을 거친 MP3를 청도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조선족이 품목을 원단으로 속여 통관하다 세관에 적발된 것.
이 때문에 37일간 한국계 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인해 기존 인보이스 없이 20분만에 통관됐던 특송화물이 오전 도착할 경우 오후 4~5시에 통관되고 있다.
이같은 검사 강화에 대해 특송업계에서는 "최근 한국발 물품 중 밀수품이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과거 5년 전 검사 강화만큼 강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단기간이 아닌 수개월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몇몇 업체의 화물이 이번 통관 검사 강화에 적발돼 압류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 현지 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 운송에 불법적인 요소들이 증가되면서 산동성에서 대대적인 검사 강화를 실시한 것"이라며 한국업체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나라 세관 당국도 마약·밀수에 ‘칼’을 빼 들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마약,가짜 명품,가짜 의약품 등의 밀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밀수 적발 액수는 5년 만에 무려 600배로 폭증했다.
지난 5월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을 통해 가짜 상품이나 마약 등 불법 물품을 밀수하거나 정상 물품이라도 특송 등으로 반입하면서 제대로 관세를 내지 않은 경우 등 지난해 사이버 밀수로 단속된 사례는 230건 1,212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는 2005년의 110건 509억원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사이버 밀수가 처음 적발된 2001년의 2억원에 비해선 600배가량 증가했다.
주요 밀수 품목은 젊은 층을 겨냥한 의류·직물류 42%,시계 17%,가방 15% 등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마약류,향정신성 약품까지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
사이버 밀수는 주로 해외에 인터넷 쇼핑몰을 차려놓고 구매자가 물건을 구입하면 이를 국제 우편이나 특송업체를 통해 배송하거나 국내에서 쇼핑몰을 개설한 다음 물건 구매시 해외 대리인이 이를 배송해 주는 형태로 이뤄진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15만원 이하의 소액 물품은 면세되기 때문에 면세 조항을 악용해 물품 가격을 낮게 신고하거나 명의를 분산해 수입하는 방법으로 면세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서도 △최근 2년간 동대문 노점상 등으로부터 산 중국산 '짝퉁' 구치 아르마니 프라다 등 의류 877점,시가 36억원 상당을 인터넷 쇼핑몰인 옥션에서 판매한 사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화장품 등 976만원어치 물품을 주문받은 뒤 홍콩 미국 등지로부터 구매 대행해 판매하면서 소액 면세(15만원 이하)를 받기 위해 2회에 분할 배송한 사례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가짜 엠포리오 알마니 시계 194점 3,000만원어치를 판매한 사례 등이 적발되는 등 사이버 공간의 밀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인천공항세관은 총 선박·항공기 적하목록 허위 제출 혐의를 잡고 관련 업체에 대한 일괄 조사에 나섰다. 이들 업체들은 신속하게 화물을 배달하기 위해 항공기 등에 싣는 물품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목록을 임의로 작성, 제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특송화물의 경우 개인이 사용할 물품에 한해 15만원 이하는 세금이 면제되고 간단한 통관절차만 거치면 되는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탈세 등에 악용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세관 당국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이들 업체들이 운송하는 국제 특급화물이 마약 등의 밀수 통로로 이용되고 있으며,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구입한 물건을 소액물품 면세기준인 15만원 이하인 여러 건으로 분산 수입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특송화물의 80%가 목록통관으로 이뤄진 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특송을 악용한 세금 탈루 실태가 드러날지 세관당국의 조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역파괴 : 하반기에 주목되는 사항은 바로 영역파괴다. 한진, 현대택배, 대한통운 등 종합물류기업 인증업체들의 국제특송사업 강화가 그것이다.
현대택배의 경우 하반기 중에 인천공항 내에 거대 항공화물 터미널을 건립할 예정인데 이곳에서 인·아웃바운드 특송화물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거대 특송관련 기업과의 제휴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여 현대택배의 국제특송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또한 오는 10월로 예정된 우체국EMS의 인천공항 화물터미널내 우편물류센터 건립도 초미의 관심사다. 칼라힐스 프로젝트 등 국제 특송분야에 지속적인 네트워크 확보와 서비스 품질을 개선시키고 있는 우체국 EMS는 이번 물류센터를 계기로 물동량 유치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통운 역시 최근 특송관련 TFT팀을 조직, 전반적인 익스프레스 프로세스를 개선시키고 해외 지점망을 통한 서비스 품질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TFT팀의 개선안이 가시화되는 하반기에 새로운 모습의 글로벌화된 대한통운의 모습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훼미리택배를 인수한 동부익스프레스도 국제택배 대리점을 최근 모집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들 국내 택배 대기업들은 특히 해외 네트워크를 보강하고 국내에서의 영업력을 확충하기 위해 국제특송기업 또는 포워딩 기업을 M&A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반기 중에 이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영역파괴 특징은 중소 국제특송기업들에게서 보인다. 홀세일러와 리테일러로 구분된 이 시장에서 서로간의 경계선이 희미해지는 모습을 상반기 동안 볼 수 있었다. 공급의 증가와 극저단가가 그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홀세일러의 직화주 세일즈 확대와 리테일러의 코로드 활성화는 하반기 중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특송 : 다른 한편으론 항공특송보다 해상특송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유가로 인해 근거리 항공특송 원가가 급격히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크게 저렴하면서도 통관이 빠른 카페리 해상 특송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송업계에 따르면 수출 해상특송화물이 거의 전년대비 20%대로 증가했다. 수입 해상 특송화물 역시 2005년에 거의 60% 이상의 증가를 기록함을 물론 금년 상반기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한-중간 해상특송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현재 20여개의 해상특송 전문기업들이 활동 중인데 이들의 물량이 견실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반기에도 미미하지만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 산동지방에 진출해 있는 약 3,500개 한국기업 (중국 전역 약 10,000개)이 등록된 특송업체를 이용해 해상으로 운송하는  원·부자재 및 견본 등에 대해 간이한 통관절차를 적용을 받고 있다”며 “주로 중국(위해, 대련, 연태 등)으로부터 중국산 의류, 신발, 악세사리 등 중국에서 임가공되어 들어오는 물품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지난 상반기 특송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이러한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물류업종의 진출로 시장 자체의 재편 움직임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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