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항만 간의 물동량 확보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항만의 물류보안을 강화해 컨테이너 화물을 유치하려는 항만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의 PSA와 두바이 디피 월드, 그리고 우리나라의 광양항은 최근 항만의 자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선전항만 및 홍콩항만 등과 세계 정상 자리를 다투고 있는 싱가포르는 중국의 강력한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다른 항만과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물류 보안을 지렛대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 해운협회는 최근 "정부에 제출한 건의에서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반테러 민관 협력 프로그램(C-TPAT)을 강화하는 경우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되는 환적화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이 같은 전략은 다른 항만보다 미리 물류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화물의 안전성이 보장되어 수입국에서 통관이 쉽기 때문에 환적화물이 밀려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P＆O Ports 터미널 인수과정에서 보안문제로 호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디피 월드(DP World)도 세계 각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51개 항만에 자체 비용으로 컨테이너 검색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디피 월드는 미국의 보안기준에 맞추기 위해 항만에 설치하는 컨테이너 화물 검색기를 미국 SAIC사가 홍콩 항만에 시험적으로 설치.운영하고 있는 모델과 같은 기종으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디피 월드가 대주주로 있는 부산항 신항(PNC)도 선사 유치 차원에서 전체 사업장에 대한 보안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광양항도 컨테이너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물류보안제도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의 요청에 따라 미국의 컨테이너 보안협정(CSI)에 가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등 일부 항만이 물류보안을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보안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다른 항만과의 차별화가 가능하고, 수출 화물 통관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C-TPAT에 가입한 사업자 대해 일정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추가적인 혜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